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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노인 “혼자 사는건 익숙하지만…아플때가 걱정”
작성자 : 관리자 조회 : 5 작성일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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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노인을 말한다] (2)‘나혼산’
거동불편 탓에 병원 갈때 힘들어
간단한 행정 업무조차 큰 장벽
의료 접근성·이동 편의성 지원을



강원 횡성군 청일면에 사는 우상예씨(87)가 혼자 사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농촌엔 많은 노인이 혼자 살고 있으며 10명 중 9명은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단독가구로 거주한다.
“혼자 있으니까 주로 텔레비전 보고 있지요. 가끔 옆집에 가서 얘기하기도 하고. 나만 그런가 뭐. 여기 할매들 다 그렇게 많이 살죠.”

강원 횡성군 청일면에 사는 우상예씨(87)는 “혼자 사는 삶이 별거 있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50세에 남편을 여의고 자녀를 출가시킨 뒤 우씨가 혼자 산 세월은 어느덧 40년에 가까워졌다. 오전에 노인 일자리에 다녀오는 일을 빼면 거동이 불편해 주로 집에 홀로 있지만, 간간이 보행보조기를 끌고 복지관에 나가거나 옆집에 들러 이웃을 만나고 오기도 한다.

“외로운 건 지금 내 나이엔 상관없어요. 이제 많이 살았잖아요. 지금부턴 남은 나이니까 그냥저냥 살면 되는데, 아파서 병원에 오래 있을까봐, 애들 고생시킬까봐 그게 걱정이지요.”

농촌엔 이렇게 우씨처럼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읍·면 단위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중 독거 형태로 사는 이의 비율은 35.3%로 동 단위인 도시보다 3.4%포인트 높았다. 이와 함께 남편과 아내 둘만 사는 노인가구 비율(55%)까지 고려하면 농촌 노인 10명 중 9명은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단독가구(혼자 또는 부부)로 집계됐다.

농촌 노인 단독가구가 겪는 어려움은 무엇보다 몸이 아플 때 발생한다. 평소엔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더라도, 몸이 아프면 간호해줄 이가 없어 밥 먹고 움직이는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까운 의료시설이라곤 보건소밖에 없는 농촌에선 일정 수준 이상 치료를 받으려면 시내 병원까지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동수단도 변변치 않은데 보호자 없이 혼자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까지 가기는 쉽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우씨는 “병원에 입원이라도 해야 하면 꼭 보호자를 데리고 오라고 하는데 도시에서 바쁘게 사는 애들(자녀)을 불쑥 이 먼 곳까지 어떻게 부르겠느냐”며 “애들이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게 같이 가달라고 부탁해야 하는데, 참 미안한 일이고 혼자 사는 노인에겐 참 불편한 일”이라고 했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간단한 문제도 독거노인에겐 큰 장벽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일례로 최근 우씨도 농지 관련 세금 감면을 위해 군청에 방문해야 했지만 도시에 사는 아들이 직접 와 처리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젊은 사람에겐 손쉬운 일이지만 80대 노인에겐 관련 용어를 이해하는 것부터 지난하고 막막한 일일 수밖에 없어서다.

그럼에도 농촌 노인 대부분이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건 익숙한 고향이 살기에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동 단위에 사는 노인은 ‘자녀가 결혼해서’(26.9%) 단독가구로 거주한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으나, 읍·면 단위의 노인은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나기 싫어서’(31.1%)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다고 가장 많이 답했다.

우씨는 “애들 집에 가봤자 다 직장 가고 학교 가는데 나 혼자 아파트 안에서 뭘 하겠느냐”며 “갇힌 것마냥 지내느니 불편해도 시골집에 있는 게 도시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김홍석 횡성군 가족복지과장은 “농촌에 혼자 사는 어르신에 대해서는 공동생활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의료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에 대한 지원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며 “현재 지방자치단체 사업으로 여러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법령 개정과 입법 등을 통해 관련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횡성=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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